'술잔 투척'경제부지사 결국 사임…취임 사흘만
'술잔 투척'경제부지사 결국 사임…취임 사흘만
  • 김정수
  • 승인 2022.07.31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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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취임한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수원시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지난 7월 28일 취임한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수원시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술잔 투척' 파문을 일으켰던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31일 결국 사퇴했다. 

부지사에 임명된 된 지는 사흘만이다.

경제부지사 임명 하루 전인 지난 27일 만찬에서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김 부지사는 이날 사임 관련 입장문에서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 "오늘 저의 사임이 각자의 입장을 모두 내려놓고 도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 도민의 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움 상황이지만 민선8기 경기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는다"며 "경제부지사직을 그만두더라도 민선 8기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김 부지사는 지난 28일 오전 8시30분 수원 현충탑 참배 뒤 광교청사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 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민선 8기 첫 경제부지사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임명장을 받은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김 부지사가 도의회 양당 대표의원과 가진 술자리에서 술잔을 던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부지사는 임명 하루 전인 27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용인의 식당에서 남종섭(용인3)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 제안으로, 곽미숙(고양6) 국민의힘 대표의원과 비공식 만찬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맞은편에 앉은 곽 대표 쪽으로 술잔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곽 대표 앞에 있던 접시가 깨지는 등 사고가 있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부지사의 파면을 요구한 뒤 특수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곧바로 고소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이 28일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소주잔 투척'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0=김정수 기자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이 28일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소주잔 투척'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0=김정수 기자

곽미숙(고양6) 대표의원은 "김 부지사의 행동은 도민의 대표인 도의회에 대한 폭력이자 도의회 최초의 여성 대표의원에 대한 폭력"이라며 "김 부지사는 폭력행위에 대해 도의회와 도민들께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다음 달 1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전체 의원 78명이 모두 모이는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만찬자리를 마련했던 민주당은 난처한 상황이다. 

'여야정협의체' 구성 제안으로 파행하는 도의회 원구성의 물꼬를 터보려 했던 남 대표의원은 전날까지의 침묵을 깨고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술잔이 아니라 수저를 바닥에 내리치면서 젓가락이 튕겨져 나가 접시를 맞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곽 대표가 맞진 않았고, 곽 대표 향해 던진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술잔을 던졌든 수저를 내리쳤든 신임 부지사가 협치 대상인 대표의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벌인 행동은 부적절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부지사는 임명권자인 김동연 지사에게 하루가 지나서야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5시쯤 김 지사와 면담한 뒤 보고한 것.

이날 김 부지사는 "(술잔 파문에 대해) 지사가 몰랐다는 것이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맞다"라고 답했다. "간단하게 보고드렸다"며 "어제나 (오늘) 아침에는 (보고를) 못 했다. 보고드릴 시간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부지사는 취임 당일 도청 홈페이지에 "경기도민과 경기도의회에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까지 올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8월 1일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자 김 부지사는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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