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현장대응팀 70%"업무 중 울분 경험"
코로나19 현장대응팀 70%"업무 중 울분 경험"
  • 김정혁
  • 승인 2020.08.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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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현장대응팀 울분 경험률./사진=경기도
코로나19 의료·현장대응팀 울분 경험률./사진=경기도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 보건소 공무원 등 의료진과 현장대응팀 10명 중 7명 정도는 울분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의료·현장대응팀 62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2차 위험인식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발표한 것.

조사영역은 스트레스, 신체·정신 건강, 업무의지와 책임감, 업무 환경 등이다.

우선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울분을 경험한 응답자는 69.7%로,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에서 8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울분의 이유를 보면 ▲낮은 연차 중심으로 근무 투입 등 불공정한 업무 분배(25.4%) ▲감정적, 억지 민원(19.6%) ▲비민주적인(독단적인) 의사결정(16.2%) ▲부당한 취급과 (차별) 대우(12.7%) ▲불충분, 불공정한 보상(7.7%) 등이었다.

열 명 중 일곱 명 이상의 치료·방역 인력은 코로나19 업무 강도를 높게 체감하고 있었다. 

근무시간 대비 휴식시간 비율./사진=경기도
근무시간 대비 휴식시간 비율./사진=경기도

업무강도는 0~10점까지 중에서 6.61점으로 나타났는데, 역학조사 등 현장대응직(7.05점)의 점수가 보건소공무원(6.89점), 간호사(6.50점), 간호사 외 의료진(6.43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응답 중 6~10점까지를 선별해 백분율로 환산했을 때 전체의 73.9%가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그래도 코로나19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긍정적 답변이 76.8%로, 1차 조사 당시 83.4%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원분배나 일의 절차 등 공정한 처우에 대해선 63%가 불공정하고 답했는데는 1차조사 당시 54.1%보다 높아졌다. 

근무시간 조정 여부에 대해선 67.3%가 없었다고 답해, 1차조사 69.6%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포스트 코로나19 대안에 대해선, 정부의 사후 책무성 강화 78.3%로 가장 높았고, 감염병 전담 전문 인력 양성 필요 77.6%, 질병관리 정부 투자 확대 77.5% 등의 순이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현장 대응직의 경우 임시직이 많고 상황이 특수하다는 이유로 초과근무 등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업무강도가 계속 높아진다"며 "자료 분석을 통해 고강도 업무 지속이 번아웃, 스트레스 등 건강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걸 알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대안을 미루거나 늦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성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인력들의 업무 의지와 이직 의도, 울분 경험을 낮추기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 분배와 처우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희영 경기도 공공보건의료단 단장은 “감염 발생 현황은 하루하루마다 달라서 치료·방역 대응 인력의 부담은 반년이 넘도록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가을과 겨울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면 이들 인력은 제대로 된 휴식 없이 1년 이상을 과도한 업무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과 지자체는 치료·방역 대응팀에 대한 지원으로 물리적 보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정신적·심리적인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2차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5월 1차 조사에 참여한 경기도 내 코로나19 의료·현장대응 인력 1,112명에게 연구진이 개발한 설문이 담긴 웹 링크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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